[오마이뉴스 이주빈 기자]
외국인 알렉스, 지리산에서 피켓 든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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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에 댐을 만든다는 것은 기가 막힌 일이에요. 제가 살던 오스트리아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입니다. 국립공원엔 특별한 동물과 식물이 살고 있기 때문에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댐이 그렇게 필요하다면 국립공원이 아닌 다른 지역에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6일 오후 3시 30분 의탄분교에는 지리산 품아래 사는 영호남 주민 약 300명이 모여 한 목소리로 '지리산댐 결사반대'를 외쳤다. 이들은 이른바 '운봉 4개면 주민들'이다. 경남 함양군 마천면, 운봉면, 아양면과 전북 남원시 산내면 주민들이다. 운봉 4개면 주민들은 아주 오래전부터 지리산 자락을 함께 끼고 형제처럼 살아오고 있다.
주민들은 "정부가 4대강 정비사업과 상수도 민영화라는 계획에 맞추어 '낙동강 취수원 대이동 계획을 세웠고, 이 계획에 따라 부산경남의 식수원인 낙동강은 포기하고 지리산댐 건설을 착수했다"며 "강에서 벌어질 토목사업에 눈이 멀어 '부산사람들도 지리산물 먹게 해주겠다'며 거짓요령을 부리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실제로 정부는 지난 6월 '낙동강유역 종합취수계획' 변경안에 지리산댐을 신규댐 후보지로 끼워놓았다. 또한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은 지난 6월 8일 "4대강 사업을 통해 확보된 수량은 대구 공급은 가능하지만 부산은 지리산물을 주는 것이 대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발언해 지리산댐 건설을 기정사실화했다.
영호남 지리산권 주민들은 "정부의 지리산댐 추진계획은 지리산댐 건설예정지인 경남 함양을 발전시키는 게 아니라 망치는 사업"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정부가 지리산댐 건설을 검토하고 있는 곳이 경남 함양군 마천면 일대다.
즉 댐을 짓기 위해서는 마천면 인구 절반이 이주해야 하고 토지가 수몰되는 것은 필연적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함양군의 토지세와 재산세 등 세금수입이 감소하고 농산물 생산판매액이 감소하게 돼있다는 것이다.
특히 주민들은 "지리산이 내어준 천혜의 관광자원인 칠선계곡과 용유담 등을 수몰시키면서 댐을 지어 수상관광지로 개발한다는 것은 개가 웃을 일"이라며 "지리산 고운동 계곡을 수몰시켜 산청 양수발전댐을 만들었는데 지금 그곳에 고인 물 보러오는 관광객이 있냐"고 되묻고 있다.
선시영 지리산댐 반대 마천면 대책위원장은 "지리산은 너와 나의 것이 아닌 우리 모두의 산"이라며 "자연생태계가 살아야 우리 인간도 살 수 있는데 천혜의 생태계까지 파괴해가며 누구 좋자고 지리산댐을 만드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하면서 정부에게 지리산댐 백지화를 촉구했다.
이강석 남원시의회 의장도 "이 뜨거운 날씨에 영호남 주민들이 함께 모인 이유는 지리산댐 건설을 반대한다는 우리의 분명한 입장을 밝히기 위해서"라며 "지리산댐 건설계획이 취소될 때까지 함께 싸우겠다"고 밝혔다.
실상사 주지인 재연 스님은 "지리산댐을 만들겠다는 사람들에게도 욕심이 있고, 우리에게도 욕심이 있다"며 "하지만 나쁜 욕심으로, 나쁜 일 하는, 나쁜 놈들 욕하는, 나쁜 일로 지금 우리가 모였지만 지리산 골짜기며 계곡을 잘지켜 언젠가는 이 자리에서 잔치를 벌이자"고 주민들을 위로했다.
유한본 진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여기 우리 아이들이 많이 나와있는데 이 아이들이 지리산댐이 건설되면 나중에 고향을 잃어버릴 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프다"며 "누굴 위해서 이 아이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는 이 엄청난 일을 벌이냐"고 정부를 질타했다.
한편 지리산권 영호남 주민들은 "지리산댐 건설계획이 백지화될 때까지 끝까지 싸우겠다"며 의지를 불사르고 있다. 오수근 남원시 지리산댐대책위원장은 "주민들이 반대해서 세워진 댐은 없다"며 동강댐 건설계획 무산 등을 예로 들며 "목숨 걸고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모두 5천억 원이라는 사업비가 들어가는 정부의 지리산댐 건설계획. 지리산권 영호남 주민들은 "4대강 사업으로 인해 식수원이 부족해진 부산시민들에게 지리산물 마시게 하기 위해 지리산댐을 만들겠다는 정부의 주장은 앞뒤가 안맞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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